발행

신탁으로 넘기면 유류분을 피할 수 있다는 말, 틀렸습니다

은행 유언대용신탁 상품 잔액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불어나며 유언장 대신 신탁을 찾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신탁이 무엇이고 유언과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세금·유류분 문제는 어떻게 되는지를 정리했습니다.

왜 갑자기 유언대용신탁이 늘었나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2026년 상반기 기준 5조 원대 중반으로, 2020년 말 9천억 원대에서 몇 년 만에 여러 배로 불어났다고 보도됐습니다. 유언장은 민법이 정한 엄격한 방식 요건을 하나라도 어기면 전체가 무효가 되는 반면, 신탁은 계약이라 생전에 내용을 바꾸기 쉽고 위탁자 사망과 동시에 정해둔 대로 재산을 넘길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입니다.

근거: 언론 보도(2026년 상반기 은행권 유언대용신탁 잔액 통계). 기준일 2026년 하반기.

유언대용신탁이란 — 신탁법 제59조

신탁법 제59조는 유언대용신탁을 ‘수익자로 지정된 자가 위탁자의 사망 시에 수익권을 취득하는 신탁’, 또는 ‘수익자가 위탁자의 사망 이후에 신탁재산에 기한 급부를 받는 신탁’으로 정합니다. 위탁자가 살아있는 동안은 원칙적으로 위탁자 본인이 수익자가 되어 재산을 그대로 이용하고(자익신탁), 위탁자가 사망하는 순간 미리 지정해 둔 사람이 수익권을 넘겨받는 구조입니다. 위탁자는 신탁행위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생전에 수익자를 변경할 권리도 갖습니다.

구분유언장유언대용신탁
근거 법률민법(제1065조~제1111조)신탁법 제59조
성립 방식법정 5방식 중 하나(자필·공정증서 등), 요건 흠결 시 전체 무효위탁자와 수탁자 간 신탁계약
생전 변경언제든 새로 작성해 철회·변경 가능계약 조건에 따라 수익자·내용 변경 가능
사후 절차자필·비밀증서는 가정법원 검인 필요검인 불요, 계약 조건대로 자동 이전·집행
유류분침해 시 반환청구 대상동일하게 반환청구 대상(회피 불가)

근거: 신탁법 제59조(유언대용신탁), 민법 제1065조~제1111조. 기준일 2026년 하반기.

신탁으로도 유류분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한때 일부 하급심 판결이 ‘신탁재산의 소유권은 이미 수탁자에게 넘어갔으니 유류분 산정 대상이 아니다’라고 본 적이 있어, 신탁을 유류분 회피 수단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19다294466 판결은 유언대용신탁으로 이전된 재산도 수익자에 대한 실질적인 무상 처분으로 보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뒤이은 서울고등법원 2025. 1. 9. 선고 2021나2051264 판결도 이 원칙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신탁을 설정한다고 해서 유류분을 침해받은 공동상속인의 반환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반대로 신탁계약에서 수탁자 자신을 사망 후 유일한 수익자로 정하는 구조는 신탁법 제36조가 금지하는 이익충돌에 해당해 그 부분이 무효로 판단된 사례(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2다307294 판결)도 있어, 신탁 설계 자체가 잘못되면 의도한 승계가 무산될 위험도 있습니다.

세금은 그대로 — 절세 수단이 아닙니다

신탁을 설정해도 세금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위탁자가 생전에 신탁 원본을 받을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미리 지정해 실제로 원본이 지급되면 그 시점에 증여세가 과세되고(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3조), 위탁자가 사망해 수익자가 신탁재산에 대한 급부를 받는 경우에는 그 재산을 상속재산으로 보아 상속세가 과세됩니다(같은 법 제2조). 결국 신탁재산도 다른 상속재산과 합산해 상속세율(1억 이하 10%~30억 초과 50%) 구간을 적용받는 점은 동일합니다.

사망보험금·퇴직금처럼 신탁재산도 민법상으로는 상속재산이 아닐 수 있지만 세법상으로는 과세 대상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항목입니다. 자세한 범위는 간주상속재산 완전정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근거: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정의)·제33조(신탁이익의 증여). 기준일 2026년 하반기.

유언과 신탁 중 무엇을 골라야 할까

법적 효력에는 우열이 없습니다. 형식 요건을 지키기 자신이 없거나 사망 즉시 자금이 집행되길 원한다면 신탁 쪽이 실무적으로 편리하고, 비용 없이 간단히 남기고 싶다면 유언장이 더 접근하기 쉽습니다. 다만 신탁은 계약이라 수탁자(대개 은행)에게 수수료를 내야 하고, 재산 종류·구조에 따라 설계가 복잡해질 수 있어 특정 상품에 가입하기 전 여러 곳의 조건을 비교하고 세무사·변호사와 함께 유류분·세금 문제를 같이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 페이지는 특정 은행이나 신탁 상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함께 확인하면 좋은 것들

민법상 유언 방식과 요건은 유언장 작성 방법과 효력 요건에서, 유류분의 구체적인 비율과 계산은 법정상속분·유류분에서 확인하세요. 유류분 반환을 둘러싼 분쟁이 생겼을 때 절차는 상속 분쟁 조정 절차를, 예상 상속세 규모는 상속세 계산으로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유언대용신탁을 만들면 유류분을 안 줘도 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19다294466 판결은 유언대용신탁으로 넘긴 재산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신탁을 통한 승계도 실질적 무상이전이라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Q.유언대용신탁도 유언장처럼 가정법원 검인이 필요한가요?

필요하지 않습니다. 검인은 민법상 유언 방식에 요구되는 절차이고, 유언대용신탁은 신탁법의 적용을 받는 계약입니다. 다만 신탁재산이 부동산이면 신탁 등기 등 재산 종류별 이전 절차는 별도로 필요합니다.

Q.신탁을 설정하면 상속세를 아낄 수 있나요?

아닙니다. 유언대용신탁으로 이전된 재산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상속재산·증여재산으로 취급돼 다른 재산과 합산 과세됩니다. 신탁의 목적은 절세가 아니라 재산 관리·승계 설계와 집행 속도에 있습니다.

본 내용은 신탁법·상속세 및 증여세법·민법과 공개된 판례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법정 기준에 따른 간이 안내로, 세무·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신탁계약 설계, 유류분 침해 여부, 개별 세액은 반드시 변호사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132) 상담을 거치시고, 세금 관련 사항은 국세상담센터(126)를 이용하세요. 특정 금융회사·신탁 상품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준일: 2026년 하반기.